휴학 반년 결산

3 분 소요

2021.07.04

어느덧 2021년의 6월이 지나가버리고 7월이 되었다.
1년의 절반이 훌쩍 가버렸다. 여러가지 계획한 것이 있었고, 그 계획들이 바뀌고 다시 새워지고 반복을 한 끝에
드디어 어느정도 명확한 목표가 생긴 것 같다. 휴학을 한 큰 이유중에 하나가 내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살고 싶은지, 어떤 일을 하고싶은지에 대한 목표가 하나도 없어서, 이대로는 무슨 공부를 해도 헛걸음이 될 것같다는 생각때문이었다.

내 전공인 전자공학은 내가 목표했던 방향과 아예 달랐고, 그 상태에서는 뭐 공부를 할라고 해도 공부가 되지를 않았다. 전 역 후 불타오르던 공부욕은 금방 식어버렸고, 사실 3학년 2학기를 그냥 ‘내가 이걸 배워서 도대체 어디다 쓰지…’ 하는 생 각만 하며 보냈던것 같다. 전과를 하기에는 너무나 많이 지나 버린것 같기도 하고, 1,2학년때 망쳐놓은 학점들은 내가 뭘 도전해보고 싶던간에 내 발목을 잡았다. 그렇게 솔직히 지친마음 반, 내가 뭘하고 싶은지 생각 좀 해봐야겠다 반… 그리고 지섭이가 휴학한다길래 혼자서 학교다닐 자신이 없는 마음도 조금 포함해서 휴학을 때렸다. 솔직히 휴학을 결정하고 초반 에는 불안한 마음도 컸고, 남들은 앞으로 달려갈때, 난 이미 남들보다도 뒤쳐져있는 상태인데도 여기에 주저앉아 쉬는게 맞나 싶었다.

휴학을 하고 시간을 보내며 어떻게 살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첫번째는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 두번째로는, 정확하게 난 무엇을 하며 살고 싶은가에 대한 생각.

난 어릴때부터 단순하게 돈이 많으면 행복할거라고 생각했고, 아마 많은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일을 많이하고 돈을 많이 주는 직업과, 일은 적게 하는 대신에 돈을 적게 주는 직업이 있다면 당연히 전자를 골랐었다. 난 남들앞에서 돈쓰는것도 좋아하는 편이었고, 명품이나 자동차처럼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제품들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 욕구가 좀 많았다. 개뿔도 없으면서…

하지만 휴학동안 많은걸 겪기도 하고, 여러 글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바뀌었다.
우선 돈에서 오는 행복은 일정수준 이상부터는 그 행복량이 빠르게 줄어든다는 것.
돈은 생각만큼 그렇게 큰 행복을 가져다 주지않는다. 돈에서 오는 행복은 log의 그래프로 증가하는데,
내가 정말 돈이 부족해서 생활이 불편할 정도의 소득 수준이라면 그 생활의 불편함이 해소되는 과정에서는 돈에서 오는 행 복량이 클 수 있지만, 어느정도 소득 수준이상부터는 그 정도가 크게 감소하는데,
금액적으로는 약 8500만원의 연봉 이상부터는 행복도가 아주 미미하게 증가한다.

그리고 또, 4월 즈음에 비트코인으로 큰 돈을 벌어 보면서, 돈이 주는 행복이 아주 미미하다는 것, 특히 일확천금이 주는 행복은 아주 미미하다는걸 깨달았다. 많은 복권당첨자들과 도박중독자들이 왜 불행을 겪는지 몸소 체험하면서, 앞으로 내 인생에서 짧은기간안에 큰 리스크를 감당하며 돈을 버는 일은 절대로 금하기로 했다.

그래서 나는 내 인생에서 돈을 크게 우선순위로 두지 않도록 하기로 했다. 물론 꾸준한 투자는 당연히 할것이지만, 노동소 득이 자본소득보다 하위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옆에서는 너도 나도 코인과 주식, 부동 산으로 벼락부자가 되어가는걸 보면 항상 많은 유혹이 생기겠지만, 그게 내 인생을 잡아먹는다면 혹여나 그 운에 당첨되서 큰돈을 벌어도 더큰돈과 더 큰 운을 찾아 결국에는 불행에 다다를 것이다.

난 그래서 그냥 내가 하고싶은걸 열심히 하면서, 너무 일과 돈에 잡아먹히는 삶은 살고싶지 않게됐다.
옛날에는 워라밸거리는 사람들을 보며 배부른 소리한다고 했던적도 있었는데 내가 틀렸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말 상위 1프로를 지향하며 하루에 10시간이 넘게 일하며 성공을 원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 인생이 행복할 확률은 크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다시 내가 뭘진짜 하고싶은지 생각해봤다.

난 어릴때부터 코딩을 너무너무 좋아했다. 근데 자꾸 클수록 단순한 프로그래머 말고 더 더 높은것, 멋진걸 하고 싶은 마음 에 허세만 잔뜩들어서 하고싶지도 않은 멋진 직업을 자꾸 꿈꿨고, 머신러닝이니 AI니 금융이니 하고 싶은지, 내가 잘할 수 있는지도 모르는 방향으로 공부를 했다. 결국 저 세가지를 공부하며 즐거웠던 이유는 코딩이었고,

나는 다시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어졌다.
이러한 반년의 휴학을 결산하여 이뤄낸 것들을 모아보자면,

  1. 명확한 목표가 생겼다.
    이제 어떤 직업을 갖고 어떤 일을 하며 살고싶은지 정확하고 디테일한 목표가 생겼다.

  2. 돈에 대해서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인생에 대한 방향이 돈이 아닌 행복이 되었다.

  3. 코딩실력이 늘었다.
    머신러닝을 공부하고 최근에는 코딩테스트를 열심히 공부하여 코딩실력이 많이 늘었다.

  4. 공부의 습관화
    휴학을 하고 공부방법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하고 개선하면서, 어느정도 공부의 효율성이 많이 올라갔다.

그래서 남은 휴학기간의 목표는 아래 네가지이다.

  1. 영어 실력 향상
    프로그래머로써 영어는 매우 중요하다. 인터넷에서 얻는 정보의 대부분은 영어로 되어있는데, 특히나 프로그래머로써의 원하는 정보들은 대다수가 영어이다.

  2. 프로그래머로써의 포트폴리오 채우기
    내가 무엇을 공부하고, 어떤 방향성을 가졌는지 나 혼자 공부해서는 아무도 알아주지않는다. 꾸준히 블로그에 기록하고, 커밋하고 무언가를 남겨야 한다. 기억하지말고 기록해야 나의 기억을 다른 사람도 이해해준다.

  3. 투자를 통한 자산증가
    단기간에 큰 수익률을 올리는 것에서 이제 손을 떼고, 연 수익률 딱 15퍼센트를 목표로 천천히 매매하는 것을 목표로 지속 가능한 투자를 하는것이 목표이다.

  4. 오프라인 개발자 모임 참여
    혼자 방구석에서 공부해서는 수많은 길이 있는지도 모른채로 한길만 택해서 나아갈 뿐이다.
    또, 포트폴리오로 나를 증명하는것 보다, 남이 나를 증명해주는것이 백배는 효과적이다. 내 실력을 알아줄 다른 사람들을 사귀어야 한다.

남은 6개월도 힘내서, 1년결산때는 좀더 의미있는 결과를 자신한테 보여줬으면 좋겠다.

사실 6개월 동안의 결산이라고 해봤자 그냥 마냥 하기만 할뿐 어디에도 기록하지 않아서 추상적인 결과가 전부인데, 이제 는 내 성과를 기록할 장치들을 많이 만들어 놓아서 12월이 끝나고 쓰는 결산에서는 확실한 기록들을 가져와 내가 6개월동 안 얼마나 성장했는지 수치적으로 알 수 있도록 명확하게 쓰도록 할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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