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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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13

한 2주전에 일리 커피머신이 할인하길래 샀다. 요즘 뭔가 한 2주마다 전자기기를 사는 것 같기도하고?
근데 커피머신도 전자기기로 봐야하나? 암튼 원래는 커피에 대한 별 생각이 없었는데, 자꾸 카페 가서 먹다보니까 점점 커피맛을 알게되서 집에서도 가끔 요앞에 뺵다방에가서 커피를 좀 먹기 시작했다. 근데 나가는게 너무 귀찮기도 해서 먹고싶은 마음이 생겨도 그냥 안먹고 했었는데, 커피머신이 할인 하길래 하루를 종일 고민하다가 결국 질렀다. 근데 해외배송이라 한달가까이 걸린다고 후기가 있어서 별 생각 없이 있었는데 금요일날 택배 송장이 떴다. 근데 조회해보니까 송장만 떴지 배송하려면 또 몇일 걸릴수도?

그래서 원두도 사고, 캡슐로 사 마시자니 비싸기도 하고 (물론 사먹는 것보다는 이미 훨씬 싸다) 여러 원두를 먹어보고 막 해보고 싶은데 그러기 어려워서 찾아보다보니 스테인레스로 된 다회용 캡슐도 구매했다. 근데 원두도 오고 스텐레스 캡슐도 왔는데 정작 커피머신이 안오니까 원두 산것도 먹어보고 싶기도 하고 근질근질해서 어쩌다 보니 핸드드립까지 알아보게 되서, 핸드드리퍼랑 주전자에 그라인더 까지 구매했다. 이럴거면 그냥 캡슐 열심히 먹는게 낫지 않나?

어쨌든 이렇게 강제로? 핸드드립 커피에도 입문하게 됐는데, 뭐 나름 맛도 좋고, 내리는 재미도 있어서 은근히 좋은 취미가 생긴 것 같아서 기분은 좋다. 그냥 맨날 아이스 아메리카노만 먹었었는데, 진짜 핸드드립으로 내려먹으니까 원두따라 맛이 다르고 몇분 물을 어떻게 하고 원두 분쇄도를 어떻게 하냐에 따라 맛이 다르다. 그래서 맛이 균일하지 않고 편차가 큰데 이것도 나름 매력이랄까? 물론 커피머신 오고서는 귀찮아서 캡슐만 먹을지도… 그리고 핸드드립은 뭔가 압력으로 추출한게 아니라서 괜히 좀 덜 진한것 같고 그렇다. 그것도 핸드드립의 매력이라면 매력이겠지만.

어쨌든 요즘 집돌이 생활에다가 닌텐도고 오큘러스고 다 사봤는데 취미로 하기가 좀 시간도 없고 내가 사실 콘솔게임을 앉아서 진득하니 하는것도 못 즐기는 것 같아서 취미랄게 없었는데 좋은 취미가 생긴 것 같아서 좋다. 이렇게 뭔가 새로운 분야를 파고 재미를 들일 때마다 인생의 해상도가 늘어나는 것 같아서 좋다. 원래는 커피에 대해 아무 생각도 없이 먹었는데 이제 카페에 가면 여기는 원두를 뭘쓰고, 어떻게 추출하고 하는지 본달까? 카페에 갔는데 원두를 팔고 있으면 괜히 눈이 가곤 한다. 취향이 생긴다는건 그 제품들에 대한 정보를 알고 내가 구분할 수 있다는 뜻이니까, 취향을 늘려가는게 인생을 재밌게 살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어주는 것 같다.

그래서 내 일리 커피머신은 언제오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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