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4 분 소요

2021.05.11

세상이 언제는 안혼란했겠냐 하지만 요즘처럼 혼란한 시대가 있나싶다.
물론 우리 아빠는 나한테 맨날 좋은 시대에 태어났음을 감사하라고 하지만 내가 진짜 좋은 시대에 태어났는지 모르겠다. 물론 아빠가 고생해서 이뤄놓은 기반을 내가 누리는 건 맞고, 애처럼 이걸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살지도 않는다. 내가 말 하는거는 이 시대와 세대에 대한 이야기인데 아무래도 아빠는 그냥 별 관심이 없으셔서 그런가 잘 모르시는 것 같다. 이런 작은 차이들이 사회에서는 크게 벌어진채로 나타나는걸까?

코로나로 인해 주변에는 취업했다 하는 사람이 거의없고, 경제는 어느정도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모든 경제 지표는 바닥 에 머물러있다. 백신은 나같은 20대는 언제 구경 할 수 있을지도 모를 상황이 되어버렸고 사람들은 이제 한계에 다다른것 같다. 다들 코로나 초반의 방역의지는 온데간데 없다. 집에 있기만 하니까 답답하기도 하고, 북적하던 대학가에서는 아무 소리도 없다. 하지만 이런것들은 아무래도 좋다. 이런건 다 병때문이기도 하고, 어쩔 수 없는 것들이며, 인간의 힘으로는 막을 수 없는 자연재해 같은거라고 치자.

내가 가장 요즘 힘든건 갈등과 혐오다. 인터넷만 켜면 온갖 갈등과 혐오가 만연하다. 이렇게까지 갈등이 치솟은 적이 있었 나 싶다. 지역갈등도, 좌우갈등도 이정도는 아니었다. 사람들은 누가 잘못을 저지르만은 계속 지켜보다가 사소한 잘못이라 도 하면 진짜 기다렸다는 듯이 물어뜯고 돌을 던진다. 맨날 하루하루가 지날때마다 새로운 폭로가 터지고, 사건이 터지고, 신나는건 유튜브 렉카들 밖에 없다. 코로나로 받는 스트레스들을 그렇게 풀고는 하는걸까?
그 중에서 가장 심한건 뭐니뭐니해도 남녀갈등이다. 이건 진짜 답이 없다. 도대체 누가 시작한지도 모를 이 지독한 갈등은 내가 겪어본 갈등중에 가장 심하고, 답답하며, 가장 재앙에 가깝게 느껴진다. 다른 갈등에서 발생하는 혐오들은 누가 공개 적인 자리에서 그러한 발언을 하면 당연하게 미친놈 취급을 받는다. 그리고 그 갈등은 솔직히 그들만의 것이다. 혐오를 하 고자 하는이들의 것. 일반인들은 그에대해 별생각이 없으며, 아무도 그걸 염두에 두고 살아가지 않는다.

근데 이 남녀 갈등은 수위가 선을 넘었다. 어떠한 갈등이 이렇게 노골적이고 저급하게 서로 싸우는 수준일수가 있을까? 아 무런 논리도 없고 논의도 없고 토론도 없고, 그저 원색적인 서로에 대한 욕설과 비꼬기 밖에 없다. 왜 가장 서로 사랑하고 아껴주어야 할 남녀가 이토록 갈등에 빠졌는지 도저히 모르겠다. 서로에 대한 불신이 이제는 일상생활까지 넘어와 실제로 주변의 친구들을 보면 사상에 대한 고민을 할 정도다. 내 주변에는 정상적이고 건강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 밖에 없는데, 도 대체 왜 맨날 일어나는 사건사고들의 사람들은 그렇게 혐오에 가득 차있는 것일까.

내가 더 화가나는건 아무 어른들도 이걸 언급하지도 않고, 중재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동안의 좌우갈등, 지역갈등, 세대갈등등은 누군가가 항상 목소리를 냈으며 관심을 가져주었고, 중재했다. 그래선 안된다는 목소리가 항상있었고 해결방안에 대한 논의도 활발한 편이었다. 근데 도대체 왜 이 남녀갈등에 있어서는 아무도 이게 문제라고 말을 안하고 부추기기만 하 는것인지 모르겠다. 난 내가 느끼는 가장 큰 사회문제인데, 정치권에서는 자꾸 아니라고만 한다. 그런건 존재하지않는다고 못들은 척을 한다. 이미 남녀 표가 갈려서 그 중간에서 목소리를 내기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린 것일까? 도대체 이 긴 남녀갈등은 어디까지 가야 서로 지쳐서 그만둘까. 왜 가장 서로 사랑하고 즐거워야 할 20대의 남녀들이 이런 혐오와 갈 등속에서 서로를 의심하고 비난하고 싸워야 하는건지 모르겠다.

난 이렇게 이념과 세대, 성별갈등이 일어나는 책임이 어느정도 유튜브에 있다고 생각한다.
소위 ‘알고리즘’이라고 불리우는 이 기능. 내가 어떠한 영상에 관심이 있어서 그 영상을 켜면 계속 그와 관련되고, 비슷한 성향의 영상만 보여준다. 물론 제작 의도는 사용자로 하여금 관심이있는 영상을 더 보여주면 영상시청 시간이 늘어날 것이 고, 광고의 효과도 탁월할 것이라는 생각이었겠지만, 이게 이념이나 갈등에 대한 영상이라면 이건 진짜 재앙이 된다.

이러이러한 주장이 맞다고 말하는 영상이나 게시물을 시청하면, 알고리즘은 계속해서 그 주장이 맞다고 주장하는 영상만 계속 보여주고, 이는 편향된 의견을 머리에 주입시킨다. 편향된 의견만 듣다보면 점점 그 주장이 맞다고 생각하게 되고, 더 욱 그러한 성향의 영상만 접하다보면 한 일주일만 지나도 그 사람의 사상은 한쪽에 편향되어버릴것이다. 게다가 영상컨텐 츠는 아주 매력적이다. 진실에대해 깊이 생각할 필요도 없으며, 쉽게 머리에 주입할 수 있게 10분여내로 요약하여 아주 잘 편집되어 있고, 댓글들은 보통 이미 편향된 사람들이기 때문에 모두가 그 주장에 동조하고 있는 의견들 밖에 없다. 글은 읽 기 귀찮고 머리가 아프니 그냥 영상을 보는 경우가 많은데, 이쯤되면 뇌는 사고를 하나도 안하고 그냥 그 정보를 받아들인다.

사람들은 몇년전만 해도 글을 읽었다. 페이스북은 글이 그래도 주인 sns였고, 영상이 있긴 했지만 대부분 글과 함께 첨부 된, 글을 뒷받침 하고자 하는 영상이었다. 하지만 글을 읽는 행위보다는 영상을 보는 행위가 더 매력적이고, 자극적인 행위 라는걸 사람들은 알았다. 그래서 페이스북이 담당하던 자리는 유튜브로 점점 바뀌게 되었다. 유튜브도 그때는 이렇게 영상 시간이 짧지 않았다. 몇년 전 컨텐츠를 보면 그래도 대부분 2-30분여의 컨텐츠가 꽤 있고, 편집속도도 지금에 비하면 아주 템포가 느리다. 사람들은 긴 영상마저 보기 귀찮아 하고, 더 요약된 정보와 재미를 원했다. 유튜브의 영상 편집 템포는 점 점 짧아졌고, 영상길이는 점점 10분도 안되는 길이에 이르르기 시작했다. 근데 사람들은 이것도 길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짧은시간에 한영상만 보기보다는 여러 영상을 보면서 새로운 자극을 계속 느끼고 싶어했다. 그래서 이제는 틱톡이 유행하 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더 짧은시간안에 많은 자극을 느낄 수 있었고 아무 생각없이 그 짧은 영상의 정보를 받아들였다. 그 래서 유튜브는 이에 질세라 유튜브 Shorts를 베타테스트 하고 있다.

영상으로 된 짧게 요약된 정보는 뇌에 아주 자극적이다. 알아듣기 아주 쉽고 생각할 필요없이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다. 거 기다 유튜브는 나의 흥미를 아주 잘 파악해 내 뇌가 즐거워할만한 영상을 쏟아주니, 난 그냥 가만히 서서 그걸 누리면 된 다. 하지만 요약된 정보일수록 왜곡은 아주 쉽고, 내가 생각할 영역은 줄어든다.
이렇게 자꾸 누워서 쏟아지는 정보를 받고 있자니 서로의 잘못된 사상은 더욱 강화되고 무조건 내 생각이 맞다고 생각 하게 되는것 같다. 대화라는건 또 얼마나 귀찮고 힘든일인지, 다들 방구석에서 키보드로만 이야기하니 갈등이 사라질리가 없 다. 몇년전만 해도 주요한 갈등 사안에 있어서는 토론프로그램에서 특집 편성을 하기도 하고, 네티즌끼리 영상 컨텐츠로 다루기도 했지만, 지금은 토론에 대한 프로그램은 거의 없고 한가지 의견만을 주장하는 영상밖에 없는 것같다.

이미 2-30대의 자발적인 의지로는 이 갈등을 해소하기 불가능한 지점에 이르렀다는 생각이든다. 제발 이제라도 정치권이던 언론이던 나서서 이 싸움이 잘못됐다는걸 좀 알려줬으며 좋겠다.
애초에 남녀갈등은 누가 더 꿀빤다 누가 더 차별받는다에 대한, 한쪽이 차별받으면 한쪽이 우세하고, 한쪽이 우세하면 한 쪽이 차별받는 영역이 아니다. 각자가 차별받는 부분에 대해 해결점을 제시해야하는 부분이다.

여성의 경력단절이 문제라고 하면 그걸 해결할 만한 방법을 찾으면 되고, 군복무에 따른 손해가 문제라고 한다면 그 역시 그에 대한 해결방안을 찾으면 된다.
애초에 하나를 해결한다고 한 성별이 차별받는, 그러한 시소에 놓여진 관계가 아니다. 제발 이 지독한 갈등이 어떤 방식에서라도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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