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생활기
2022.01.22
이틀전 목요일날 저녁에 갑자기 할아버지가 혈압이 안떨어지셔서 입원하게 되셨다. 코로나로 인해서 상주 보호자 1인 외에는 면회도 안되고 아무것도 안되서 내가 상주보호자로 급히 택시를 타고와서 당분간 병원에서 생활하게 되었다. 저번에도 한번 스텐트 시술때문에 입원하셨는데, 그때는 내가 클레이때문에 바빠서 동생이 2일동안 상주보호자를 해줬어서 이번에는 내가 상주보호자로 오게 되었다.
사실 코로나가 일상에서는 체감도 별로 안되고, 맨날 병상부족이라고 해봤자 하나도 체감안됐었는데, 병원에 오니까 너무 체감이됐다. 들어가려면 pcr검사부터 해야하는데 가격은 또 12만원에다가 하루종일 기다려야한다. 거기다가 병상도 없어서 할아버지랑 함께 응급실에서만 거의 7시간을 있었는데, 11시에 도착해서 새벽 6시반이 되서야 병상 자리가 나서 올라갈 수 있었다. 응급실에는 보호자용 침대가 없어서 나는 의자에 앉아서 한숨도 못자고 올라가서 병상을 옮기고서야 겨우 누웠는데, 우선 보호자용 침대가 진짜 너무 불편하고 허리가 아팠고, 좀 잠들라치면 할아버지 뭐 검사 받으셔야 하고 소변보셔야 하고 해서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진짜 잠을 못자니까 사람이 예민함이 극에 달해서 짜증이 났지만, 열시까지 겨우 모든 검사 마치고 그제서야 불편한 보호자 침대에서 잠을 잘 수가 있었다.
이렇게 힘든일이 있을때마다 생각나는 곳이 있다. 밤을새가며 의자에서 불편하게 있고, 그 이후에도 계속 꺠워대고 불편한데서 재운다? 이렇게 극한의 경험을 심심치 않은 주기로 계속 겪는 곳이 있는데, 바로 군대다. 군대에서 이미 경험해봤던 것들이라서 이게 은근히 한번 해보고 안해보고가 도움이 좀 되는것 같다. 이렇게 힘든일이 있을때마다 그래도 여기는 훈련이라도 안시키지, 그래도 여기는 내가 맛있는거 사먹을수라도 있지, 라고 위로를 하며 버티게 되는 것 같다.
어쨌든 응급실에서 병상으로 올라오고, 또 다시 할아버지 병에 맞는 과가 있는 병상으로 또 한번을 옮기고 나서야 보호자 침대 위치도 좀 편하고, 짐도 다 풀 수 있어서 여기 앉아 커피를 마시며 일기를 쓰고 있다. 이제 잠자리가 너무 불편해서 몸이 아픈거랑 할아버지 부축하는거 빼고는 좀 적응이 됐다. 그리고 아빠가 밥사먹으라고 카드를 줬는데, 맨날 밥때가 오면 뭘먹을지 나름 고민하는 재미도 있다. 어제는 아침에 설렁탕을 먹고 저녁에는 제육볶음을 먹었는데, 어제 제육볶음 사먹은 집이 너무 맛있었다. 꼬막에 계란찜에 두부부침에 밑반찬도 맛있고 제육도 맛있어서, 오늘도 또 갈까 고민중이다. 원래는 혼밥하는거 너무 싫어했는데, 나이가 먹었는지 이제는 혼밥에 재미가 조금 들렸다;;
최근에 닥터프렌즈 유튜브에 꽂혀서 병원에 관련한 영상들을 많이 봤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병원 생활이 힘들지만서도 어딘가 조금 친근하다. 그리고 와서보니까 물론 의사선생님들도 고생하시지만 간호사분들이 진짜 존경스러웠다. 간호사 힘들다 힘들다 했지만 이렇게 보호자로 와서 직접 보니까 돈이고 뭐고 사명감 없이 저렇게 절대 못하겠다 싶었다. 주변에 간호학과다니는 애들이 왕왕 있는데, 쟤네가 나중에 저걸 한다니 좀 대단해보였다.
어쨌든 당분간은 부득이하게 병원에 갇혀서 생활하게 되서 병원생활기나 꼬박 꼬박 써보려한다. 물론 월요일날 퇴원안되면 동생한테 sos치고 교대해달라고 하려고한다… 잠자리 불편한건 그 이상은 너무 힘들어서 못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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