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삶에, 버려 마땅한 기억은 없다
2022.01.30
월가아재님이 유튜브에서 하신 이벤트에 당첨되서 책을 받았다.
몇가지 기준을 나눠서 점수를 기준으로 추첨했는데, 나는 아무래도 꽤 초기 구독자다 보니까 가산점이 100점이나 되서, 책을 쉽게 받았다.
초반에 댓글을 하나라도 달아서 다행이지, 댓글 안달았으면 초기 구독자인거 증명도 못할 뻔했다.
책을 받자마자 그 날 저녁에 다 읽었는데, 사실 한창 월가아재님의 블로그 일기를 정독한 적이 있었어서 대부분 읽어본 내용이었다. 일기 내용을 보기 좋게 편집하셔서 책으로 엮으신 것 같았는데, 그래도 이렇게 소중한 한권의 책으로 보관할 수 있게 되었다는게 너무 좋고, 다시 모아서 한번에 읽으니까 또 새로웠다.
특히 군대시절 이야기는 내가 블로그에서 스킵하고 안 읽었던 이야기라서, 정말 재밌었다. 한편으로는 이 사람이 얼마나 지독한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부분이 군대파트가 아닌가 싶다. 탈장 상태를 고무링으로 삐져나온 장을 막아가면서 훈련을 했다고…? 솔직히 자꾸 저도 여러분과 똑같은 20대를 보냈습니다 이런 말을 하는데, 군대 얘기보면 진짜 집념이 일반인들이랑 좀 다른사람 같다.
사실 나의 군생활을 돌이켜보면 뭐 페급은 아니었지만서도, 전혀 군생활에 1도 이입되지 않았었다. 항상 불합리하게 돌아가는 시스템에 분노하는게 내 일상이었고, 날 갈구는 선임들은 사회에서 가져보지 못한,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갖지못할 권력이란 걸 처음 맛본 사람처럼 아랫사람들에게 휘두르는게 너무 한심해보였다. 물론 선임이 되어서도 마찬가지로, 정말 가슴에 손을 얹고 후임에게 한번도 혼내거나 뭐라해본적이 없다. 항상 뭔가를 잘못해도, “야 어차피 군생활이거 잘해봤자 도움도 안된다.” 식으로 그냥 어깨 몇번 두드려주고 말 뿐이었다. 내가 누구한테 뭐라하는걸 좀 많이 싫어하는 성격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군생활을 열심히 한다는게 너무 바보같았다. 어차피 2년 때우고 가는거, 사회에 도움도 1도 안되는일을 내가 왜 열심히 해야하지? 쟤네는 왜 열심히 하지? 이런 생각 뿐이었다.
가끔은 이곳에서는 이곳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을 배우고,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 싶다가도, 몇일만 지나면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과 군대가 돌아가는 방식에 또 그냥 에휴하며 시간을 죽였다. 병장부터는 그냥 시간을 빨리 보내려고 잠을 오지게 잤던 것 같다.
그럴 이해가 안되고 막막한 그곳에서 KCTC의 응봉교육대를 이겨내고, 최종적으로는 원하던 파병의 목표까지 이루었다니, 항상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도 가장좋은 방법을 찾기 위해 내가 노력했는지 돌이켜 보게 되었다.
또, 인상깊었던 말중에서 결국 해내야만 지난 나의 고통들과 과오들이 좋은 추억으로 바뀐다는 이야기였다. 내가 아무리 못난 짓을 하고, 힘든일을 겪고, 수많은 실수를 할지라도, 결국에 마지막에 다시 정진해서 해낸다면 그 고통들과 실수들은 목표를 위한 발판으로 남게되어 나를 돌아봤을때 괴롭지 않은 추억으로 남길 수 있다는 이야기였는데, 이게 너무 공감이 가면서도 내가 이제부터는 이걸 의식적으로 머릿속에 새기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다보면 피할 수 없는 불행이 오기마련이고, 거기에 주저앉아서 멈추면 결국 나중에 그 기억은 너무나 괴롭고 잊고싶은 기억으로 남게된다. 하지만 내가 그 불행을 발판삼아 일어선다면, 나중에 돌아봤을 때 “그런 추억이 있었지…” 하며 회상할 수 있는 괴롭지 않은 기억으로 남겨놓을 수 있으며, 심지어 이를 종종 회상해볼 수도 있을 것 이다.
그래서 이 책의 이름을 “당신의 삶에 버려 마땅한 기억은 없다”라고 지었다고 한다. 결국 내가 이뤄내고 해낸다면, 그 기억들은 버릴 수 없는 나의 기억들이 되는거니까. 결국 미래만이 나에게 달려있는게 아니라, 과거와 지나가는 현재조차도 내 남은 미래로 바꿀 수 있는게 아닐까?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에 있어 항상 지나간 과거의 사실 자체를 바꿀 수는 없지만, 그 기억을 좋은 경험으로 바꿀 수 있다는걸 명심하고 살아야겠다.
그리고, 일기도 좀 자주 자주 쓰고… 이민재 화이팅!
댓글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