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과 창업

1 분 소요

2022.03.07

저번주에 드디어 개강을 했다. 진짜 죽기보다 싫었던 복학이지만, 막상 복학하니까 새로운 느낌이 들어서 좀 신선하다. 생각보다도 더 널널하기도 하고, 전공 배우기가 싫어서 싫었던 거였는데 전공과목이 다 프로젝트 위주라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까지는 소프트웨어적인 사고방식으로만 무엇을 해야겠다, 무엇을 할 수 있겠구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프로젝트를 하면서 직접 회로도 짜보고 하면 하드웨어적으로도 새로운 생각들을 해낼 수 있지 않을까? 프로젝트 하는게 지금 살짝 기대가 된다.

최근에는 창업계획서를 쓰느라 코딩도 잘 못하고 계획서만 생각하면서 보내고있다. 난 사실 창업이라 하면 내가 어떤 서비스를 하겠다! 하고 그걸 열심히 만들어서 해내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해보니까 왜 창업에 경영학적 지식들이 필요한지 절실히 느꼈다. 결국 창업하려면 돈이 필요한데, 이러한 돈을 따내려면 통계를 바탕으로 정말 우리 서비스가 시장에 필요하고, 이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걸 증명해내야 투자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창업전에 자료조사나 시장에 대한 조사를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그냥 내가 생각한 아이디어가 딱 들었을 때 매력적이면 만들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대부분의 아이디어가 자료조사, 시장조사 단계에서 누가 이미 하고있다던가, 아니면 굳이 매력이 없는 서비스라는게 밝혀진다던가, 하는 이유로 막히는걸 반복하면서, 진짜 좋은 아이템을 찾는게 어렵구나 싶었다. 사실 창업계획서만 어떻게 잘 내서 지원금 받고 이걸로 스타트업차려서 서로 이사니, 대표니 하는 애들을 얕잡아 보는 마음이 있었는데, 뭐 나름 그 지원금을 받아낸것만 해도 대단하다는 생각도 좀 든다.

또, 투자만 받으면 마치 모든일이 해결될거라고 막연히 생각하던게 있었는데, 생각보다 쉬운 문제가 아니라는 것 도 알게되었다. 만약 내가 지금 기획하고 있는 사업이 잘되서 정부지원금을 받았고, 이를 잘 굴려서 서비스를 진행해서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고 하자. 만약 내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엔젤투자자나 엑셀러레이터가 나타난다면? 여기서부터는 젊음의 패기로 치부할 수 있는 부분을 넘어서게 된다. 투자자는 기부천사가 아니다. 투자 받은 금액으로 이익을 낼 수 있도록 열심히 일을 해야하고 그때부터는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 둘 수가 없다. 만약 그렇게 해서 성공한다면 엄청난 부를 거머쥐겠지만, 실패한다고 해도 투자자가 폐업을 허락할때까지 계속 의미없는 달리기를 해야함은 물론 그 끝에는 나이는 차고, 회사의 일원으로써 일하기 위한 준비는 안되어 오갈데 없는 모습만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너무 과장인가?? 원래는 창업 후 실패 경험도 결국 내 스펙이 되어 도움이 될거라 생각했지만 정말로 그것이 좋은경험으로 보일지 요즘은 의문이든다. 차라리 지원금을 못받아서 시작도 못하는게 낫지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어쨌든 취준이면 취준 창업이면 창업 하나를 정해서 에너지를 쏟아야 할 것같은데, 머리가 아픈 요즘이다.

카테고리:

업데이트:

댓글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