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회고

7 분 소요

서론

2022년이 끝나고 어느새 찾아온 2023년, 나도 어느새 27살이 되었다. 어릴때는 그렇게도 나이가 많아보이고 아저씨같던 27살이었는데, 내가 그 나이가 되고나니 내 정신은 아직도 20살에 머물러있다. 뭐 사실 30살이 되어도, 50살이 되어도 같은 기분이겠지….

1월이 된지 꽤나 지났는데 늦게 회고를 쓰는 이유는, 넥슨의 면접을 보고 결과를 기다리던 중이라 그 결과도 회고에 담고 싶어서 기다리다 보니 열흘 정도가 지난 후에야 회고를 쓰게 되었다. 결과는 뭐 탈락… 넥슨 이야기는 밑에 쓰는걸로 하고, 2022년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도록 하겠다.

2022년은 대학교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학년이기도 하고, 취업을 시작하면서 나 자신에 대해 좀 냉정하게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서 나름 인상깊은 1년이었다고 생각한다. 여러가지 기회가 찾아오고, 이 기회를 붙잡지 못하는 상황마다 자책과 함께 반성을 여러번 하기도 했다. 내 인생과 나라는 사람에 대해 가장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한 1년이기도 하다.

사람이 기본적으로 잘한 일보다는 못한일을 더 강하게 기억하기 때문에, 회고를 쓰는것은 지난 1년을 돌아보며 반성하는 것도 있지만, 잘했던 일들도 잊지않고 다시 되새기며 자신에게 격려하는 효과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블로그 지난 게시글들을 좀 다시 읽어보며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적어보며, 잊고있던 일들을 다시 기억해보려한다.

목표한 바를 얼마나 이뤄가고 있는가?

2022년 상반기 회고

위 게시글에서 2021년을 마무리 하며 세웠던 목표를 돌아보고, 재조정하는 시간을 가졌었는데 재조정한 목표는 다음과 같았다.

  1. 코딩 시간 지표 개선

  2. 자바 실력 늘리기

  3. 2개의 웹페이지 만들기

2021년의 목표를 나름 되새기며 이루려고 노력했는데, 지금 보니 목표들이 너무 추상적으로 적혀있다는 생각이든다. 또, 1번의 경우는 목표기도 하지만 항상 염두에 두고 있는거라 좀 더 세세하게 목표를 설정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반성은 뒤로 미뤄두고, 목표들에 대한 달성 여부를 알아보도록 하겠다.

1. 코딩 시간 지표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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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엑셀로 기록했는데, 열품타에 월별 기록 기능이 있어서 해당 기능을 이용하기로 했다.

2학기에는 대학교 수업이 전면 대면으로 전환되면서, 확실히 개인 공부에 쓸시간이 많이 줄었다. 학교가 멀어 학교를 가는 날이면 사실상 학교 다녀오는게 하루 일과의 끝이 되버려, 아무래도 공부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다. 뿐만아니라, 하반기에 영상 촬영 / 편집에 많은 관심이 생겨 여기에도 시간을 할애하다 보니 시간이 좀 줄었다.

그럼에도 꾸준히 잘 해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제는 정말 학교도 졸업했기 때문에 내 시간에 대한 100퍼센트 자유가 생겼다. 사실 내가 하루종일 놀자고 마음먹으면 놀 수도 있고, 하루종일 공부하자고 마음먹으면 공부할 수도 있다. 아무도 내 하루를 간섭하지 않기 때문에, 나 스스로 조금 더 자신을 채찍질하고 일상을 루틴화시킬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

아마 2023년은 코딩시간지표가 압도적으로 늘어날것이라고 생각한다.

2. 자바 실력 늘리기

이 부분은 여러 면접을 경험하면서 늘었다고 생각하는데, ‘자바’실력이 늘었냐고 하면 애매하긴 하다. 사실 자몽 프로젝트를 마무리 하는 즈음에만 해도 그래도 자바로 웹사이트를 하나 만들었다는 생각에 좀 자신감이 생기기도 했는데, 면접을 준비하며 또 다른 벽을 느꼈다.

비전공자로써 개발자의 꿈을 가지면서 했던 다짐중에 하나가 전공자들을 존중하자는 것 이었다. 전공자들이 대학교에서 배운 4년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그들의 4년보다 내 1년을 더욱 치열하게 사용하자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그 치열함이 너무 실무에만 집중된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면접을 진행하고 취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면서, 기본기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았다.

내가 맞닥뜨린 문제들의 대부분은 겨우 자바의 코드가 잘못되었거나 설정의 오류였는데, 현업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수많은 문제들은 조금 더 딥한 곳에서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메모리와 CPU, 네트워크 단에 대한 지식들이 좀 더 탄탄해야한다. 컴퓨터라는 녀석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면 문제가 왜 일어나는지 정의도 할 수 없을 뿐만아니라, 예측조차 불가능하다.

그래서 2023년에는 대학교에서 하는 정규강의들의 커리큘럼을 따라 공부해보며 컴퓨터과학에 대한 기초지식을 탄탄히 쌓아보려고 한다.

3. 2개의 웹페이지 제작하기

2022년 하반기에 친구와 자몽 웹사이트를 제작했다.

2021년에 이 목표를 세울때만 해도, 웹사이트를 다양하게 만들어보는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2개의 웹사이트를 2022년에 만들어보는 걸 목표로 했는데, 면접일정이 여러개 잡히면서 개발보다는 면접준비에 더 공을 들이는 시간이 늘었고, 2022년에는 1개의 프로젝트만 진행하게 되었다.

하지만 면접을 준비하게 되면서, 프로젝트에 대해 조금 회의감이 생겼다.

웹사이트를 만드는 것 자체가 과연 개발자로써 성장하는 과정인가? 에 대한 의문이 생겼기 때문이다. 물론 자몽 웹사이트를 제작해보는 것은 많은 공부를 할 수 있는 계기였다. 여러가지 모르는 부분을 배울 수 있었고, 내가 만든 웹사이트를 배포하는 과정을 즐겁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의문을 가지게 된건 하나의 프로젝트를 더 진행하는 과정에 있어서였다. 이미 하나의 웹사이트를 만들어보았기 때문에, 같은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가정하면 과장 조금 보태서 웹사이트를 10개도 만들 수 있다. 내가 만드는 웹사이트들은 한계가 명확하다.

사용자가 적다는 것.

사용자가 적은 웹사이트를 계속 만들어내는 것으로는 성장하는데에 한계가 있다. 백엔드 개발자는 결국 웹사이트 자체를 구축하는 능력보다는 여러 요청을 효율적으로 빠르게 처리하며 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따라서 이러한 웹사이트를 찍어내는 능력이 엔지니어로써의 본질적인 능력인가? 라고 하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웹사이트 자체가 포트폴리오로 기능할 수 있는것은 프론트엔드 개발자에 한해서지, 백엔드 개발자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음 프로젝트는 내가 사용할 웹사이트가 되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2023년에 할 프로젝트는 내가 사용할 웹사이트를 만들기보다는 가상의 상황을 가정하고 이를 처리해내는 과정을 통해 훈련해보려고 한다. 의도적으로 사이트에 더미 클라이언트를 통해서 수많은 요청을 보내고, 이를 서버가 잘 처리 할 수 있는지를 보고 이를 개선해 보려고 한다. 이렇게 하면 웹사이트 자체를 만드는게 프로젝트의 끝이아니라, 초당 몇개의 요청을 처리 할 수 있는지, 하나의 요청을 얼마의 시간안에 처리했는지를 계속 개선하며 빠르게 성장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개선된 지표들은 명확하기 때문에 이력서에 수치적인 경험으로도 쓰기 좋다.

이렇게 2022년의 목표들에 대한 피드백을 진행했는데, 목표들을 잘 이뤘고 말고를 떠나서, 목표 설정 자체에 대한 시야가 조금 넓어진 기분이 든다. 작년에 저 목표를 설정할때만 해도 지식이 부족해 단순하고 추상적인 목표만 세울 수 있었는데, 한해 동안 쌓은 지식을 통해 엔지니어로써 어떤 부분을 더 발전시켜야 하고 훈련해야 하는지에 대해 조금 더 명확히 알게 되었다.

2022년 하반기 회고

상반기는 회고를 지난 게시물에서 했으니, 하반기만 간단히 다뤄보려고 한다.

토익

7월에 토익을 쳐서 805점이라는 점수를 받았다. 사실 공부하다보니 욕심이 나서 이왕하는거 900을 찍어보자는 마음으로 하긴 했는데, 하루에 한시간씩 꾸준히 하는걸로 900점을 달성하기는 어려웠다. 그래도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토익으로 극복했다고 생각하고, 더 욕심도 생겼다. 사실 지금은 개발만 공부하기도 버거워서 영어를 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상황이지만, 취업에 성공한다면 반드시 영어를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다.

VisitSeoul 59초 영상 공모전

2022년 하반기에 영상촬영과 편집에 관심이 생겨서 나름 열정을 갖고 3개의 공모전에 참여해봤는데, 운좋게 첫 공모전에서 우수상이라는 좋은 결과를 받게 되었다. 덤으로 200만원의 상금으로 영상에 투자한 비용을 모두 회수하기도 해서 취준함에 있어 경제적인 큰 도움이 되었다.

물론 첫 공모전 이후 참여한 2개의 공모전에서는 입상하지 못했지만, 영상 촬영과 편집하는 과정 자체가 너무 즐거웠고, 함께한 친구와 특별한 추억이 되어 더 친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친구도 취준을 하느라 심적으로 힘든 상태였는데, 나와 함께한 공모전이 나름 리프레쉬하는 기회가 되었던것 같다.

사실 공모전을 한창 열심히 할때만 해도 개발과 영상 두가지를 하며 개발 외에도 다른 부가수익을 창출해볼 욕심이 있었는데, 세상이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더라. 개발하나만 전문가가 되려고 노력하기에도 빠듯한 시간이라는걸 알게 되었다. 심지어 영상도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고 매일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을 텐데, 내 할일 다 해가며 거기서도 수익을 내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영상촬영이 생각보다 어마어마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는걸 직접 체험해보기도 했고.

공모전 참여는 아마 더 이상 하지 않을 것 같지만, 개발 관련 강의 제작과 유튜브 채널 운영은 꼭 해보고 싶다.

네이버 웹툰 탈락

취준을 하며 경험한 첫 면접으로, 너무 많은 희망과 기대를 건 탓에 떨어졌을때의 충격이 매우 컸다. 하지만 면접 준비를 통해서 비중이 적던 CS 공부를 많이 해볼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내가 얼마나 부족한지 알게되었다. 그리고 채용과정에서 너무 그 회사에 몰입하는것이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것도 깨달았다. 덤덤하게 내 할일을 하며 면접 또한 내가 할일의 하나로 생각하고 해내는 것이 더 나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인것 같다.

넥슨 탈락

어제 탈락 메일을 받았는데 사실 면접을 잘 못보기도 했고 애초에 직군도 다른 방향이어서 탈락가능성이 높았었다. 물론 그래도 사람인지라 아쉬운마음도 크고 좌절감도 들었는데, 그래도 네이버 웹툰때처럼 너무 몰입하지 않았다는 것을 칭찬해주고 싶다. 좋은 회사임에도 너무 과하게 몰입하지 않고 채용과정 진행중에도 묵묵히 내 할걸 했다.

사실 서류를 넣을 때만해도 그냥 게임서버개발자가 되고싶어서라기보다는 그냥 공고가 떠서 넣은감이 있었는데, 서류와 코테를 합격하면서 해당 직무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생각보다 준비하는 사람도 적고 연봉도 괜찮은 직업이었다. 그래서 면접을 준비하다보니, 게임 서버 개발자를 중점으로 준비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C# 책을 구매해서 공부를 해보기도 하며 게임서버 개발자로써의 진로도 살짝 고민했었는데, 떨어지고 나니 다시 머리가 냉정해졌다.

게임서버 개발자는 취업 후에는 나름 연봉도 괜찮고 잘해낼 수 있다면 사람도 적어 그 가치를 인정받기 쉬웠지만, 확장성이 너무 좁았다. 우선 3N중에서 넥슨만 신입 채용을 하고 있었고, 다른 회사들은 대부분 경력만 채용하고 있었으며, C#이라는게 대한민국에서는 게임서버 외에는 좀 마이너한 부분에서만 사용하고 있어 일자리 자체가 적었다. 그래서 후에 이직이나 성장 가능성에 있어서 좀 아쉽게 느껴졌달까…

그래도 게임서버를 공부해보며 뭔가 더 기초적인 네트워크 부분에 대해서 알 수 있었고, 웹서버에 적용할 수 있는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얻었다. 게임서버 포트폴리오들은 대부분 100이면 100 더미 클라이언트를 통한 부하테스트가 함께 있었는데, 웹서버 포트폴리오들은 이러한 점을 공략한 사람들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임서버 만큼 웹서버도 수많은 요청에 대한 부하를 테스트 하는게 중요한데, 웹서버 신입 중에 이런 부하를 기반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사람은 매우 소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2022년을 마무리하는 아픈 소식이었지만, 그래도 얻은 점이 많은 경험이었다. 이 이후로는 직무에 맞지 않는 지원서는 굳이 넣지 말자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어차피 면접관은 굳이 자신이 뽑는 직무를 준비하지 않은 사람을 뽑을 이유가 전혀 없다.

마무리

2022년의 원래 목표에 취준에 대한건 하나도 없었는데, 어찌 저찌 하다보니 취업에 대한 욕심이 너무 커졌다. 면접 하나만 가보는게 목표였는데, 어느새 최종합격을 원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2023년은 사실 취업시장에 있어 굉장히 안좋은 한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기업들은 모두 채용을 줄이고 있으며, 심지어는 있는 인력도 내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몇몇 전문가들은 올해 내로 채용의 문이 정말 완전히 닫힐 수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들이 나를 더 조급하고 절박하게 만든다. 빨리 취업하지 않으면 정말 몇년을 쉬게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 개발자는 혼자서 성장하는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큰 프로젝트와 실제 서비스를 경험해 본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정말 천지차이다. 그렇기 떄문에 나는 조금 더 열심히, 취업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취준기간을 보낸 친구들을 보면, 학생이 끝나고부터가 고통스러웠다고 한다. 학생이라는 마지막 방패가 사라지면서, 탈락을 통한 무력감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 그리고 매일 반복되는 똑같은 일상을 견뎌내는게 힘들었다고 한다.

나도 이러한 취준에 이제 본격적으로 진입하게 되면서, 문득 찾아오는 불안함과 무력감을 컨트롤하고, 반복되는 일상에서 길을 잃지않도록 모든 생활을 루틴화하는것을 목표로 해보려고 한다.

2023년에는 사회인으로써의 나로써나, 인간으로써의 나로써나 모두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한다.

그래서 2023년 상반기 까지의 목표는 다음과 같다.

  1. 취업하기
  2. 컴퓨터 공학 커리큘럼 수강하기
  3. 더미 클라이언트를 통한 부하에 대한 서버 성능 개선해보기
  4. 1일 1코딩 테스트 꾸준히 하기
  5. 노션을 통해 좀 더 나에대한 기록과 목표 체크하기

우선은 러프하게 잡고 이를 꾸준히 개선시켜나가며 목표를 이뤄보려고 한다. 특히 5번을 통해 지속적으로 목표를 되새기고 더 체계적인 방식으로 공부해보려한다.

내년에는 더 나은 사람이 되어있기를 기약하며… 2022년 회고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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