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을 마치며…

3 분 소요

2023.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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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쓴다.

드디어 2년여간의 취업준비 활동을 마치고 취업을 완료하게 되었다!

블로그에 꾸준히 쓰던 글들조차 멈추고, 공부하고자 하는 동력이 정말 모두 소진되어 갈때 즈음… 다행히 운이 좋게 취업을 했다. 마지막 한달은 정말 공부가 너무 하기 싫어서, 아침에 친구들이랑 테니스 치고 낮에는 게임하고 저녁에는 풋살하면서 면접만 봤다. 그래서 만약 이번에 떨어졌다면 아마 몇주, 아니 몇달은 다시 달리지 못하고 쓰러지지 않았을까 싶다.

어쨌든 이 기억들을 정리해보려 오랜만에 일기를 쓴다.

사실 2년을 취업준비를 했다고 하지만, 본격적으로 하게된건 22년 말에 네이버 웹툰 서류를 덜컥 붙고 1차면접을 운좋게 붙은 뒤, 2차면접에서 탈락을 하게되며 취업이라는 것에 목을 매고 열심히 했던것 같다. 사실 작년에는 아무래도 학생의 신분이었기 때문에 취업 활동에 100퍼센트 전념할 수 없었던 것도 있고… 어쨌든 그렇게 치면 뭐 올해 2월에 졸업했으니, 4개월정도만에 취업했다고 하면 빠르다고 할 수도 있겠다.

사실 취준 힘들었던것좀 남겨놓으려고 일기장을 열었는데, 글 쓸라고 돌이켜 보니 남들에 비하면 그렇게 힘든편은 또 아닌것 같다. 어쨌든 뭐 남들이 어떻게 느끼던간에 나는 취준이 너무 힘들었다. 뭐 누군들 안그렇겠냐만, 항상 불안하고 지금 내가 하는게 맞나 싶고, 너무 높은 벽을 느끼기도 했다. 어릴때는 막연히 나는 당연히 좋은 학교에 갈거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부딪혀 본 그 벽은 너무나 높았듯이, 돈이 직접적으로 관련되어있는 취업 시장은 더더욱 냉혹했다. 학벌과 점수, 성적으로 냉철하게 평가되어 줄세워진 수많은 취준생들 중에서 내가 눈에 띄이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더구나 나는 대학도 인서울도 아닌 가천대학교를 나왔으며, 학점 평점이 3.05였고,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지 않은 비전공자일뿐만 아니라 그렇다고 싸피나 우테코같은 교육과정에 참여하지도 않았다. 기업에서 나를 선호할 이유가 딱히 없었다.

때문에 서류 탈락이야 셀수도 없을 정도로 많았고, 코딩테스트는 200여 문제를 풀기 전까지는 한번도 통과해본적이 없으며, 면접에 떨어진 날은 저녁을 못먹고 침대에 누워 무엇이 잘못됐나를 수백번 돌려보며, 끝없는 서류 탈락끝에 찾아온 소중한 기회를 잡지 못한 내 자신에게 끝없는 원망을 보내곤 했다.

더구나 내 친한 친구들이 매우 빠르게 대기업에 하나둘 취업하게 되면서, 못나게 질투심을 갖기도 했고 나 자신을 더욱더 조바심이 나게 만들기도 했다.

그래도 그런 감정들이 다음날로 넘어가지 않도록 항상 노력했다. 오늘의 감정은 오늘로 끝내고 다음날은 다시 평소처럼 아침을 먹고 스터디카페로 가서 코딩테스트 문제를 하나 풀고, 자소서를 하나 쓰고, CS지식을 공부 한뒤, 집으로 와 저녁을 먹고 다시 스터디 카페로가 개인 프로젝트를 했다.

그 꾸준한 시간들을 거쳐 결국 자소서는 점점 데이터가 쌓여 더욱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되었고, 코딩테스트는 어느덧 200여문제를 풀게 되었다. 내가 가장 열심히 하던 블로그는 게시물이 300여개가 되었고, 월 조회수가 2천이 넘기 시작했다. 점점 서류 합격률이 높아졌고, 코딩테스트를 한번 통과한 뒤 부터는 대부분의 코딩테스트를 통과하기 시작했다. 면접의 기회가 많아졌다. 다시 오지않을 기회라고 낙담하고 있을새도 없이 어느새 새로운 면접의 기회가 찾아왔다. 면접을 볼수록 노하우는 점점 쌓였고, 나중에는 정말 과장이 아니고 면접이 하나도 긴장이 안되기 시작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결과가 안나오던 것들이 마지막 한두달에 몰아서 결과가 나왔다.

1년동안 면접의 기회가 2번이었는데, 취업 전 마지막 2달 정도에만 면접을 5개정도를 본것 같다.

그렇게 결국 마지막에 마지막에… 모두 떨어지고 정말 정말 마지막 면접에 최종합격을 하게 되었다.

최종합격 메일을 한 십분동안을 열지도 못하고 심장이 터질것 같은 상태로 있다가 간신히 눈을 감고 메일을 클릭했을때가 아직도 생생하다. 눈물은 안났다;; 부끄러워서 거짓말 하는건 아니고, 그정도는 아니었다. 기쁘긴 엄청 기뻤지만…

사실 취업 처음에는 눈이 매우 높았다. 지금 생각하면 웃기지만 네카라쿠배당토 아니면 안가겠다는 마인드였다. 그때만 해도 취업이 이렇게 어려운건지 몰랐고, 네카라쿠배는 커녕 중견기업에 들어가는 것조차 하늘의 별따기라는 것을 몰랐다. 물론 자랑을 좀 하자면 최근 네이버 공채에 서류와 코딩테스트를 뚫어 면접 기회를 받기도 했는데, 다른 기업이랑 면접 일자가 겹쳐버렸다. 네이버는 나에게 있어서 정말 꿈같은 회사였기 때문에 당연히 네이버의 면접을 보고싶다는 마음이 컸지만, 솔직히 말해서 네이버 웹툰 면접때 네이버의 면접 수준이 어느정도인지 경험해보았고, 때문에 내 실력으로 내가 최종 합격까지 갈 확률이 낮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네이버의 면접을 포기하고 다른기업의 면접을 봤다.

취준 초기의 마음이었다면 당연히 네이버의 면접을 봤겠지만, 나는 지난 2년여간의 취업을 하며 내 실력이 어느정도인지 나름 정확히 파악하게 되었고, 그 결과 어떤 기업에 내가 붙을 수 있는 확률이 대략 어느정도 되는지 가늠할 수 있는 겸손함을 갖게 되었다. (물론 네이버 대신 면접본 다른기업 면접에는 떨어졌다;)

그래도 결국 한화시스템에 붙게되며 취업을 마무리 하게되었다. 어차피 한화에 붙으면 네이버 2차면접은 못보는 구조였기 때문에, 네이버 면접을 안간건 하나도 후회되지 않는다. 지금에야 결과를 다 알고 돌아보니까 아쉬운거지, 그 불확실했던 상황에서는 당연히 더 높은 기업에 낮은 확률로 합격하는 선택보다 더 낮은 기업에 높은 확률로 배팅하는게 옳은 선택이었다.

대기업에 합격한다는 것은 참 좋은일이다. 부모님을 나를 자랑스러워하시며 주변에 자랑하기도 하시고, 주변에서는 나를 부러워한다. 스스로도 높은 연봉과 좋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매우 만족스럽다. 하지만 이러한 여러 사실보다 가장 좋은 것은 내 노력이 배신하지 않았다는 것인 것 같다. 난 개인적으로 노력을 열심히 한다고 보답받는다기보다는, 운이 따라줘야 노력에 대한 보답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내가 노력에 보답받을 수 있는 행운을 가질 수 있었음에 너무나 감사한다.

취준기간은 너무나 괴로웠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냉철하고 객관적인 사회의 눈으로 나 자신을 볼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2년전에 내가 지금의 나를 본다면 조금 아쉬운 사람으로 생각할지도? 그래도 괜찮다. 성장한다는건 내 자신이 내가 생각했던것보다 조금 더 아쉬운 사람이라는 걸 깨달아가는 과정이니까… 어쨌든 이 괴로운 시간을 모두 마친 나 자신을 칭찬하며 글을 마친다.

취업은 끝이 아닌 시작인 만큼, 새로운 환경에 또 적응할 준비를 하며 다시 달려갈 준비를 해보자.

이민재 그동안 고생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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