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에 대하여
2023.02.27
최근 피파를 접고 든 생각.
그 데이터 쪼가리에 왜 이렇게 집착했지?
한창 열심히 피파를 할때는 그 선수의 가격과 피파내에서의 재화가 너무 갖고싶고 값져 보여서, 매일 아침 커뮤니티를 돌며 어떤 선수가 얼마고 올랐고 떨어졌고를 매일 확인했었다. 그러면서 좋은 선수를 보면 나도 갖고싶고, 좋은 선수를 뽑았을때는 기분이 좋고 그랬다. 현질도 한 3-4만원 정도 했었고 ㅎㅎ
근데 게임을 접고 한발짝 나와보니, 그냥 데이터 쪼가리 1, 2,3 으로 보인다. 이제 나에게 가치가 없어진 행위가 되어버린것이다.
또 옛날에는 한창 나이키 신발에 꽂혔을때가 있었다. 그때는 매일 신발 시세를 확인하고, 갖고싶은 신발 찾아보고, 드로우 어떤거 뜨는지 알아보고 하며 시간을 하루종일 보냈었다. 신발을 그때 되게 많이 샀는데, 덕분에 지금은 신발이 한 10켤레 있어서 새 신발을 안산지가 한 3년이 넘은 것같다.
그때는 지나가는 사람들 신발도 많이 보고 유튜브도 보면서 뭐 시카고가 얼마니 셰터드 백보드가 얼마니 하며 신발의 가치에 되게 집착을 했었다. 물론 신발에 관심을 딱 끊고 난 후부터는? 그냥 내가 밖에 나가려면 신어야 할 의류 1로 보인다. 가끔 아직 그나마 신발에 관심이 있는 친구가 나한테 이거 어떠니 저거 어떠니 물어보기도 하면, 속으로 그런 생각이 든다.
아니 신발 그냥 있는거 신고다니면 되지 뭘 저돈주고 저걸 사…
결국 가치라는건 세상에 정해져있는게 아니라 내가 스스로 매기는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시장이 있고 거기에 맞는 가격이 매겨짐으로써 세상의 가치는 어느정도 정해져있다고 하지만, 시계에 관심이 없는 내가 1억짜리 시계를 봐도 알게 뭐냐… 결국 내가 관심이 있어야 그 가치를 알 수 있는거고 적어도 나한테는 세상이 내 위주로만 돌아가니까, 내가 매기는 가치가 세상이 가진 가치의 전부다.
그래서 차를 무엇을 탔는지가 중요한 사람이 된다면 모든 사람을 무슨 차를 탔는지를 기반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고, 연봉을 얼마버는지가 중요한 사람이 된다면 사람들을 연봉으로 비교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하면 내 스스로도 내 가치를 무슨 차를타고 연봉을 얼마벌고, 어디 집에 살고로 평가하게 되겠지… 결국 자신의 가치를 어떻게 매기는지는 자신이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가치를 매기는지 보면 된다.
나도 어떻게 보면 심히 물질주의적이고 스펙주의인 사람이라서, 사람들을 내심 급을 매기고 평가하려는 경향이 있다. 반성하려고 하지만, 20대 남자로써 가장 경쟁적이고 도전적인 호르몬이 분비되고 있는 나로써는 그러한 사고방식을 고치는게 쉽지가 않다. 결국 그 잣대는 아마 결국 스스로에게도 똑같이 적용되어 스스로를 괴롭게 할것이다.
요즘 인스타그램을 보면, 누구는 해외여행을 가고, 누구는 엄청 비싼걸 먹고 명품을 사고… 아주 머리가 아프다. 인스타그램은 사실 어떤 SNS보다도 독한 자신의 인생의 행복한 부분을 가지고 서로 경쟁하게 하는 SNS다. 자기가 행복한 순간의 부분만을 올리는 곳이다 보니, 사람들로 하여금 행복한 순간만 짜집기 해놓은 가상의 키메라와 싸우는 기분이 들게하고 저 키메라 때문에 내 인생이 상대적으로 너무 불행해보이게 느끼도록 한다. 사실 누구나 막상 뒤집어 까보면 우울하고 불안하고 슬픈 무언가들이 더 많은 것이 인생일텐데 말이지… 그래서 나는 인스타그램을 또 삭제하기는 그래서 그냥 모든 사람을 안보이게 숨김처리 해버렸다.
결국 나의 가치는 내가 스스로 매기는 거니까, 돈이나 물질적으로 사람들의 가치를 매기지 말자는 생각을 한다. 그래야 내 가치도 스스로 더 높게 평가 할 수 있는거니까. 그렇다고 뭐 돈 싫어하고 좋은 집 살지 말라는게 아니라, 그 가치들에 매몰되어 넓은 것을 보지못하는 사람이 되지 말자는 이야기다. 행복은 물질외에도 다양한데에서 오는거니까, 주변의 작은 소중한 가치들을 지나치지 말고 사랑하며, 냉혹한 물질주의에 빠져 무한 경쟁의 게임에 스스로 뛰어드는 사람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이상 피파를 접고 들었던 생각인데, 좀 스스로 좋은 내용인것 같아서 메모장에 적어놨던 자투리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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